한국 프로야구 리그에는 각기 다른 팬덤 규모와 인기를 지닌 구단들이 존재합니다. 어떤 팀은 매 시즌 높은 관중 수와 열광적인 팬덤을 자랑하는 반면, 어떤 팀은 경기 성적이 나쁘지 않음에도 팬들의 관심에서 상대적으로 멀어져 있습니다. 그 차이는 단순히 성적 때문만은 아닙니다. 인기 구단과 비인기 구단 사이에는 다양한 요소에서 뚜렷한 차이가 존재합니다. 이 글에서는 그 차이점들을 분석하고, 팬덤 형성의 핵심 요소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1. 팬 소통
인기 구단과 비인기 구단을 나누는 가장 뚜렷한 기준 중 하나는 팬과의 소통 방식입니다. 인기 구단은 단순히 경기를 잘하는 팀이 아니라, 팬과 꾸준히 교감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팀입니다. 예를 들어, SSG 랜더스와 LG 트윈스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선수들의 일상, 인터뷰, 팬 참여형 콘텐츠 등을 통해 팬과의 거리를 좁히고 있습니다. 이들은 팬들이 경기 외 시간에도 팀을 접하고 애정을 느낄 수 있게 만들어 줍니다. 반면, 일부 비인기 구단은 여전히 SNS 운영이나 영상 콘텐츠가 제한적이며, 팬과의 소통이 일방적입니다. 경기 결과 위주의 소식만 전달하거나, 시즌 오프 기간에는 온라인 활동이 거의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는 팬의 관심을 유지하지 못하게 만들고, 장기적인 팬 유입에도 걸림돌이 됩니다. 또한 인기 구단은 굿즈 판매, 팬미팅, 사인회, 출정식 등 다양한 오프라인 이벤트를 통해 팬들에게 '참여감'을 주며, 단순한 소비자가 아닌 '구성원'으로서의 경험을 제공합니다. 이와 같은 차이는 팬의 충성도와 신규 팬 유입 모두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2. 경기장 접근성
두 번째 중요한 차이는 경기장 접근성입니다. 인기 구단들은 상대적으로 좋은 위치와 시설을 갖춘 홈구장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팬의 현장 관람 경험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홈구장인 잠실야구장은 서울 도심에 위치해 대중교통 접근이 용이하며, 경기 전후 다양한 식음료와 여가 활동을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이런 '플러스알파' 요소는 특히 2030 세대에게 큰 매력으로 작용합니다. 키움 히어로즈의 고척 스카이돔은 날씨 영향을 받지 않는 유일한 돔구장으로, 쾌적한 관람 환경을 제공합니다. 이 역시 팬들에게 높은 만족감을 줍니다. 반면, 일부 비인기 구단은 접근성이 떨어지는 외곽 지역에 위치하거나, 낙후된 시설로 인해 관람 환경이 불편한 경우가 많습니다. 경기 자체는 흥미로울 수 있지만, 관람 환경이 불편하면 팬들의 재방문율은 자연스럽게 낮아지게 됩니다. 또한, 주차시설, 화장실, 푸드존, 굿즈샵 등 부대시설도 팬의 경험에 큰 영향을 줍니다. 인기 구단은 이런 세부적인 부분까지 신경 쓰는 반면, 일부 구단은 여전히 최소한의 서비스만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3. 지역 밀착
인기 구단은 대부분 브랜드 전략이 강하고, 지역사회와의 밀착도도 높습니다. 팀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으며, 팬들은 단순히 팀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구단의 철학’과 ‘이미지’에 끌립니다. SSG 랜더스는 ‘라이프스타일 야구팀’이라는 컨셉으로, 전통적인 스포츠팀에서 벗어나 음악, 음식, 패션 등 다양한 분야와 융합된 브랜드로 자신들을 포지셔닝하고 있습니다. 이는 야구에 관심 없던 일반 대중에게도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주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롯데 자이언츠는 부산이라는 도시의 정체성과 연결되어 ‘부산의 상징’으로 기능하고 있으며, 이는 강력한 지역 팬덤의 기반이 됩니다. 이처럼 구단이 지역과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인식을 주는 것은 팬 충성도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반면 비인기 구단은 브랜딩이 약하거나, 지역 밀착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팀은 무슨 색깔인가?’라는 질문에 명확한 대답이 나오지 않는 경우, 팬 입장에서도 정체성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또한, 지역 행사 참여나 청소년 야구 육성 등 지역 기반 활동이 적은 경우, 구단은 그저 ‘지역에 있는 프로팀’ 일뿐, 지역민과의 유대감은 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인기 구단과 비인기 구단의 차이는 단순히 승패로 나뉘지 않습니다. 팬과의 소통, 관람 환경, 브랜딩, 지역 연계 등 다양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구단이 어떤 철학과 방향성을 가지고 있는지가 팬들에게는 큰 의미가 됩니다. 이제는 경기 성적만이 아닌, ‘팬 경험’이 구단의 진정한 경쟁력이 되는 시대입니다. 팬으로서, 혹은 마케터로서 각 구단의 차이를 이해하고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